
1. 영화 정보 및 줄거리
영화 「얼굴」은 2025년 개봉한 대한민국 미스터리 드라마로, 연상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직접 맡아 자신의 동명 그래픽노블을 실사화한 작품입니다. 러닝타임은 약 102분이며,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와 짧은 촬영 기간이라는 제약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담은 저예산 포맷이 눈에 띕니다. 줄거리는 태어나 한 번도 앞을 본 적 없는 전각 장인 임영규가 어느 날 40년 전 실종된 자신의 아내 정영희가 백골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통보를 받으며 시작됩니다. 아버지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해오던 아들 임동환은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고 다큐멘터리 PD 김수진과 함께 어머니가 일했던 청계천 의류공장의 동료들을 조사하는 여정에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기억과 사회 구조 속에 숨겨진 폭력, 그리고 ‘얼굴’이라는 상징이 지닌 의미가 서서히 드러나며, 영화는 ‘보이지 않는 진실’과 ‘보여지는 얼굴’ 사이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시각장애인 장인의 영역과 정체성을 접목시키는 설정은 단순한 스릴러적 장치에 그치지 않고, 인간이 가진 고통과 은폐된 죄의식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매개가 됩니다. 또한 영화는 과거의 기억을 기록하고 증언하는 방식으로 인터뷰 장면을 구성하여, 미스터리 전개가 정형화되지 않고 관객이 직접 퍼즐을 맞추어 가는 체험형 내러티브로 설계되었습니다.
2. 등장인물
등장인물들은 각자 고유의 상처와 비밀을 지닌 채 서로 얽히며 이야기의 정서적 폭을 확장합니다. 먼저 임영규 역을 맡은 권해효는 시각장애를 겪는 전각 장인으로, 한 평생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남다른 손재주로 도장을 새겨왔습니다. 그는 아내의 실종 이후 마음속 깊은 곳에 죄책감과 고립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으며, 그의 무언의 존재감이 영화의 중심축입니다. 임동환 역의 박정민은 아버지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젊은 층의 인물로, 어머니의 존재 그리고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를 탐색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가족사의 상처 앞에서 카메라를 쥐고 진실을 향해 걸어가지만, 동시에 가족이란 틀 안에서 받는 압박과 갈등을 마주하며 성장하게 됩니다. 신현빈이 연기한 정영희는 실종된 아내이자 어머니로, 본인의 얼굴이나 존재가 극중내내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의 부재 자체가 영화의 핵심 장치이며, 그녀를 둘러싼 기억과 용의자 관계망이 이야기의 미로를 구성합니다. 김수진 PD 역의 한지현, 백주상 역의 임성재 등 조연 인물들도 각기 다른 시선과 역할을 통해 주인공들의 심리를 반사하며, 그들이 마주하는 사회적 약자성, 가해의 구조, 기억의 왜곡을 표현합니다. 특히 인터뷰 형식의 구성과 인물 간 긴장감은 단순히 사건을 쫓는 구조를 넘어 인물 내부의 동요와 관계의 복합성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3. 국내 평가 반응
국내에서 영화 「얼굴」은 저예산의 실험적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평단과 관객 모두 다양한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긍정적인 평가는 이 영화가 “한국 상업영화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시각장애인 장인’과 ‘가족 범죄 미스터리’라는 결합을 통해 새로운 서사 영역을 개척했다”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깊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으며, 권해효·박정민·신현빈이 자기 내면의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인터뷰·기록 형식의 연출이 긴장감과 몰입을 동시에 살렸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또한 제작비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작품이 기획과 연출로 승부했다”는 호평도 존재합니다. 반면 아쉬움으로 지적된 부분도 명확합니다. 일부 관객과 평론가는 “구조적 서사의 밀도가 다소 떨어진다”, “미스터리의 단서와 반전이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아 중반 이후 긴장감이 약해진다”는 비판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인터뷰 장면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나, 결말이 상징적이면서도 해석의 여지를 너무 많이 남겨 몰입감을 저해했다는 의견도 발견됩니다. 상업적 성과 측면에서 보면, 순제작비가 약 2억 원대라는 매우 낮은 예산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누적 관객 90만 명을 넘기며 흥미로운 기록을 남겼고, 해외 157개국 선판매를 이루는 등 글로벌 가능성도 보여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완성형이라기보다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작”으로 평가되며, 한국 미스터리 드라마 장르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의미에서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